안녕하세요 갈수록 청명한 날씨가 계속되는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내일은 총선일이기도 하고 직장인들에게는 오랬만에 찾아오는 꿀과 같은 휴일입니다.

어느쪽을 지지하고 관심이 있는가는 잠시 잊고, 영화를 통해 ‘진정한 보수’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한번 생각해볼까요?

무엇인가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결코 회고한다는 의미만이 아니며, ‘다른 것에 대한 배제’도 아닐 것입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은 양보할 수 없는 ‘주체적인 스타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결코 ‘고집스러운 보편성과 배타성만은 아니며,
유연성 있는 포용력을 가진게 아닐까?’라는 감독의 문제제기를 들여다보며, 작년 제 1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고
다음달에 곧 정식 개봉될 영화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을 제작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 

시놉시스

‘완고한 할아버지’같은 재단사 미나미 이치에는 할머니가 남긴 작은 양장점에서 대를 이어 재봉틀을 밟고 있다.
천을 선택하는 손, 가위를 사용하는 손 그리고 바늘과 실을 다루는 그 손은 사람을 기쁘게하는 옷을 자유자재로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일 이외는 모든게 서투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렇게 살아온 그녀가 재단한 옷에 매료된 백화점 직원 후지이와의 만남을
통해 점차 마음이 흔들리고 변하는 영화 '미나미 양장점의 비밀’은 원작의 인기 만화 ‘수선하는 사람’를 기반으로 '포도의 눈물’,
‘행복의 빵’을 연출했던 감독이 고베의 복고풍 거리를 무대로, 장인의 신념과 긍지를 가진 한 양장점 여성의 삶을 그리고 있다.

< 원작만화: 수선하는 사람의 표지 >

< 실제 배경이 되었던 고배의 옛 저택 >

옛 전통과 새로운 모던함이 혼합된 고베의 거리에서 지진을 겪으며 지금도 남아있는 유형문화재로 남아있는 유서 깊은 저택과
다른문화의 포용을 느낄 수 있는 항구를 정서적으로 잘 표현한 이 영화는 무심코 옷깃을 고치게 하는 다채로운 소품의 소중한
취급이 인상적입니다. 카페의 슈가포트는 독일 명품도자기 '마이센', 전등갓은 ‘티파니’, 주전자와 찻잔은 ‘웨지우드’ 제품이
자연스럽게 놓여져있고 장인정신이 깃든 재단사의 손님에 대한 환대는 녹차를 내보이며 과거로 플래쉬백 할 것 같은 느낌,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시대에, 한땀 한땀 손길이 깃든 핸드메이드 옷은 어떤 의미를 전해줄 수 있을까요?

‘옷은 마법이다’

옷이 기분을 바꾸는 힘을 ‘마법’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즐거운 사람들을 만나면 즐거운 기분이 전파되는 것처럼 멋진 옷과의 만남도 그렇습니다.
몸에 걸치고, 자신의 피부에 또 한장, 다른 피부를 지니고 새로운 자신이 된 것 같은 감각을 느끼기도 합니다, 외면과 내면
모두에 변화를 가져올 힘이 옷에 있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옷은 그 사람의 내면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고,
무의식적으로 익힐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옷을 통해 그 사람의 심정이 나타날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감독은 이 영화에서
모든 등장인물의 내면을 의상으로 연출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유명한 패션 크리에이터에게 저예산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조마조마하는 심정으로 부탁하였었다고 합니다. 

스토리가 있는 옷

영화에서 묘사하고 싶었던 것은 옷 자체가 아니라 옷과 마주한 사람의 ‘사는 방식’ 입니다, 그래서 그 세계에 표현할 수 있도록
의상을 기획했다고 합니다. 물론 양장점 주인공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의상의 비중이 크게 생각되었지만, 단지 ‘예쁜 옷’을
보는 것이 아니라 입고 있는 사람의 인생까지도 느껴질 수 있도록 의도하였고 재단사의 '철학'이 스며있는 의상을 스크린에
비추었다고 합니다. 주인공의 작업복의 밑단을 발목 길이만큼 늘린것은, 위대한 할머니의 존재에 사로 잡혀 스스로를
해방할 수 없었던 이치에의 이미지가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 속의 이미지를 색상으로 표현하는데
고심을 하였다고 합니다. 

영화의 패션 크리에이터는 색상 역시 마법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원래의 색에 다른 색을 첨가하여 완전히 새로운
색상으로 재탄생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도 다른 색으로 염색한다면, 이것 또한 또다른
좋은 색상으로 바뀔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팔을 뻗은 자세에서 재봉틀로 향하며 자신의 신념에 대한 진지한
모습을 스케치 하면서 깊고 푸른 감색으로 의도하며 실제 여러번 염색하면서 조금씩 염료를 더해 이미지화된 짙은
청색의 색상까지 접근해 나갔다고 합니다. 

< 주인공과 조연들의 의상 스케치 >

감독의 가족이야기를 모티브로

항상 정장을 입었던 실제 감독의 아버지의 삶. 당시 고베지역의 신사복재단사에게 맞춰진 오더메이드 였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예상과 달리 매우 적은 수의 옷을 입으셨고, 각각의 계절물과 합물(환절기에 입는 옷), 그리고 턱시도 정도로
총 8벌 정도의 정장을 소중히 여기며 평생 입고 계셨던 사람으로서, 본인은 항상 장인의 뛰어난 손길에 대하여 높이
평가하며 ‘자신은 장인의 자부심을 입고있다’는 것을 강조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상한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셨어도
그 정장이 마치 아버지 그 자체처럼 여겨졌었다고 하며, 그렇게 아버지를 통해 재단사라는 직업을 알고 언젠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였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양장점이나 재단사 분들을 취재하면서 한 재단사가 휠체어를 타고 다니던
장애우를 위해 만든 웨딩드레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실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묘사된 내면의 아름다움

그 웨딩드레스를 만들게 된 사연을 듣고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오더메이드란 무엇인가?’라는 것을 깊이 느껴볼 수 있으며
‘오더메이드 옷을 오래동안 입고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하고 싶다고
생각하여 이 영화가 기획되어진 동기가 되었고, 바로 그때 원작만화 ‘수선하는 사람’을 알게 되며 재단사의 삶의 보여주는
주인공 이치에를 통해 영화로 스토리를 구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동기를 가지고 ‘장인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얼마나
정성을 다해 세밀하게 고집하여 만들고 있는 것인가?’라는 과정을 많이 묘사하도록, 1벌의 정장을 매년 수선하여 입고있는
할아버지 옷의 수선하는 작업모습 등 평소 볼 수 없는 바느질의 귀중하고 구체적인 묘사도 나타내며 모든 것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한 바늘씩 손바느질하는 양복 깃과 같은 것들을 상징하는 것도 작품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잠재적으로
가지고있는 내면의 원래 아름다움이 클라이막스에서 발견되어질 수 있도록 목표로 하였다고 합니다. 

심리적 결박에서 해방되어 처음으로 만든 옷

휠체어 사용자가 입는 웨딩드레스를 만드는 것은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합니다. ‘어느정도 길이가 되어야 치마가
바퀴에 말리지 않고 아름답게 움직일 수 있는가?’, ‘휠체어의 형태나 움직임을 살릴 수 있는 드레스는 어떤 모양이 있을 수
있을까?’ 라는 논제를 실제로 휠체어를 사용해보면서 검증하였고. 마치 호수에서
꽃이 피는 것과 같은 만개한 연꽃 같은
드레스로 완성되었습니다. 영화 속의 웨딩드레스는 주인공이 할머니대의
전통을 계승해야 한다는 심리적 결박에서 해방되어
처음으로 만든 옷이 되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많은 장면 중에서도 특별히 환상적인 연출이 되어
있어 매우 인상에 남게 되는 부분이었는데, 드레스를
입은 사람의 기쁨을 표현하는 큰 움직임을 만들기 위해 애썼고
비록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있었지만 ‘오더메이드로
제작된 옷이 나타낼 수 있는 최대의 연출이 무엇일까?’를
고려하면서 촬영하였다고 합니다.

소중히 지키는 것과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

영화는 재단사의 인생을 통해 시간을 초월하여 ‘수선’을 하면서 소중히 지키는 것과 ‘재단’을 하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두가지가 묘사되어 있습니다. 어느 세대에서나 도전은 자발적입니다. 일을 의뢰받고 그에 부응하는 스타일만 맞춰간다면,
상대적으로 점점 자신으로부터 발생하는 기회도 없어져 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항상 자유로울 수 있고 자신의 틀에서 나올
수 있도록 집착없이 무엇이든 즐거울 수 있는 자유를 소중히 여기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신념을 결정하는 것에 부족하지
않을 수 있도록 잔잔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의상을 연출한 패션 크리에이터의 소감

틀에 박힌 선입견은 오히려 본래의 아름다움을 방해합니다. 잠재적으로 모든사람이 원래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상의 유행이나 브랜드를 도입하는 것도 아름다움의 하나입니다만, 패션이 가지고 있는 포용성의 넓이를 더 맛볼 수
있다면 백 가지의 선택으로부터 천 가지의 아름다움이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하여 모두의 잠재적인 매력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자유롭게 시도하는 것, ‘나는 이렇다’고 단정짓지 말고 창조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계속 도전하는 것은 소중하지
않을까요?